언론보도

2011.12.06. 라펜트 - 한미FTA와 조경설계분야의 대응

작성일 11-12-06 14:31

 http://www.lafent.com/news2/sub_01_view.html?news_id=105058&b_cate=11 [1125]

[긴급진단]한미FTA와 조경설계분야의 대응
특별기고-박명권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이사
라펜트 기사입력 : 2011-12-06

라펜트는 5일에 이어서 한미FTA와 조경분야의 대응, 특히 조경설계분야를 중심으로 박명권 대표(㈜그룹한 어소시에이트)의 특별기고를 게재하고자 한다. 이 자리를 통해 촉박한 청탁기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기고를 수락하고 원고를 보내주신 두 분의 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편집자주



[긴급진단]한미FTA와 조경설계분야의 대응

글_박명권 대표이사(㈜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미국에서도 한국 조경기술사 자격 인정받을 수 있어
회사 규모별, 경쟁력 차별화 방안 강구해야


지난달 12일 미국 의회에 이어 지난 22일 우리나라 국회를 통과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2012년에 공식 발효된다. 이에 따라 각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 자동차와 반도체, 섬유산업이 최대 수혜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농업과 축산업을 비롯해 의료기계, 화장품, 제약, 서비스 업종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건설시장과 조경 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이며, 또 우리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

한미 FTA가 한국 조경시장에 미칠 부정적 전망

우선 부정적인 전망에서 보면 국내 건설시장은 개방이 가속화돼 우리 분야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와 건축설계 등 국내 기업들이 취약점을 보이는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거의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 FTA가 발효되면 조달시장에서 국내 실적뿐 아니라 상대방 국가에서의 실적도 합산해 인정하게 되며, 이럴 경우 미국에서 대형 프로젝트 경험과 실적이 많은 미국의 대형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설계나 건축분야 시장을 독식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신기술에 가산점을 주고 있는데 국내의 입찰방식에 따라 미국의 신기술까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국내 건설사와 설계사들은 어려움에 겪게 될 것이다.

반면 입찰시 자국내 실적만 인정해주던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국내 엔지니어링 회사의 미국 진출이 중장기적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개방과 동시에 당장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이유는 비록 기술사·건축사의 상호인증 협의체 구성이 상호비준을 전제로 내년까지 해결될 사안이지만 인력송출 문제와 하도급 문화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 엔지니어링 회사가 미국으로 진출하기는 여전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초대형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의 규모나 기술력에 비해 국내 엔지니어링사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고, 이미 미국 시장 내에서도 일감이 부족한 상태라 치열한 경쟁을 뚫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국내의 소규모 조경회사들은 경쟁력을 잃고 대규모 해외사에게 우수 인력들을 빼앗기고 하도급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않다. 미국의 유명한 조경회사 올린(OLIN)에 근무하고 있는 샌더스(Sanders)주요 디자이너들이 큰 규모의 회사들에 의해 스카웃되고 있고, 큰 회사는 우리가 기댈만한 자원을 빼앗아가고 있다.”라고 작은 규모의 회사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내 조경회사들의 규모나 전문성에 미루어 보면, 미국의 조경업체 사례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의 초대형 엔지니어링 회사인 AECOM은 이미 전세계에 36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대부분 로컬회사들을 인수 합병하면서 점점 더 그 덩치를 키워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조경의 간판 격인 EDAW 회사가 AECOM에 흡수되어 하나의 부서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실제로는 EDAW 조경의 몰락이며, 크게 볼 때 미국 내 전통적인 조경분야의 몰락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한미 FTA가 한국 조경시장에 미칠 긍정적 전망

반면 낙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건설업계의 경우 공공조달시장은 1997년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으로 이미 개방된 이래로 30여개의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외국 업체가 공사를 직접 시공한 사례가 없어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국내 건설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국내 기술사·건축사 등 전문인력의 미국 진출에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현재 건축분야는 외국 건축사가 한국의 건축사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영업할 수는 있지만 국내 건축사가 미국에서 영업할 수 없어서 그동안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양국은 기술사와 건축사의 국내자격을 미국자격과 동일하게 인정(상호인정협정MRA)되도록 논의하기 위해 양국 민간단체 주축으로 1년 이내 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 조경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국내 인력도 미국 시장에서 똑같은 자격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논의 후 상호협력이 이뤄지면 건축사나 기술사같은 전문인력의 미국진출은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간 건설산업 교류가 확대되면, 우리의 국제경쟁력도 강화되기 때문에 해외 수주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설계, 엔지니어링 및 건설사업관리(CM) 등과 같은 건설용역업은 국제교류 증대에 따른 건설용역업의 고부가가치화 등 기술력 제고를 통해 건설 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조경설계분야의 대응전략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조경 설계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로 규모에 따른 경쟁력 제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 회사의 규모에 따라 그 대응 전략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지만 강하고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 크지만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그런 스마트한 회사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작은 규모의 회사들은 우선 미국의 거대 엔지니어링사의 국내 진출에 힘없이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디자인 전략으로 무장해야 한다.

지난 2011년 미국 조경가협회 연례회의에서(ASLA 2011 Annual Meeting) 향후 조경설계시장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다. 로리올린(OLIN), 제임스 코너(James Corner), 피터워커(Peter Walker), 마샤스왈츠(Martha Schwartz),아드리안 허즈(Adriaan Gueze) 등 미국과 유럽의 내로라하는 조경가들이 ‘AECOM과 같은 거대 엔지니어링사에 대응하여 작은 조경회사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인 것이다.

미국 내의 조경시장도 이미 변화하고 있고, AECOM과 같은 회사는 점점 커져가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분야를 망라한 이른바원스톱 쇼핑체제를 갖추고 작은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마샤슈왈츠는 작은 회사들이 규모가 큰 회사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웨스트8의 아드리안 허즈는 뛰어난 디자인이 필요하며,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대인관계와 뛰어난 화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조경가의 역할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현재의 분야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갈 필요성도 있다. 디자인도 지금까지 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목시켜 최고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생존하는 방법일 것이다.

반대로 규모가 큰 회사들은 유니크(Unique)한 움직임을 가지는 조직과 이를 타분야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제임스코너는 AECOM이 브라질 리오 올림픽 프로젝트에서 정교한 디자인으로 수상한 사례를 가리키며, 상당한 수준의 디자인이라고 호평했다. 이에 제임스코너는 대규모 회사는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규모의 차이에 따라 역할도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AECOM
은 전 세계의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 인재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주요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적재적소에 전문인력을 조합하고 배치하면서 타사와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과거에 도외시 됐던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도 대거 영입하여 명실공히 실력과 힘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의 조경 설계회사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조경영역의 틀 안에서만 머물며 세계적인 추세인 건축, 조경, 도시, 디자인분야의 융합, 탈영역의 전선에서 소외되어 가고 있다. 이제 한국의 조경설계사무소도 건축, 생태, 교통 등 타분야에 대한 독창성과 전문성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방향과 전체적인 통합 및 조율을 할 수 있는 프라임 컨설턴트로서 그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국내 조경가들의 국제화 과제이다. 전세계적으로 한국만큼 많은 조경관련 대학과 졸업생을 배출하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많은 전문 인력이 양성되고 있는데도 국제적으로 한국 조경가들의 활약은 손에 꼽기 힘들정도로 미미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할만큼 한국의 조경가들이 언어와 세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일 것이다. 한국의 조경가 개개인들의 디자인 능력은 뛰어나다 할지라도 언어 문제때문에 이를 표현하지 못하거나 문화적인 이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제 한국의 조경가들도 이에 대해 준비해 나가야 한다. 또한 해외의 조경업체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서 함께 공동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우리 조경계는 건설경기 후퇴와 도시숲 법안 상정 등, 이미 내부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이에 더하여 한미 FTA체결로 더욱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회사의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하며, 우리 조경인 개개인의 역량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돋움시켜나가는 각고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참조_http://dirt.asla.org/2011/10/31/is-your-firm-an-elephant-or-a-cheet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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