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011.09.07. 한국건설신문 -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도시물관리 패러다임

작성일 11-09-21 10:11

 20110907-한국건설신문(오피니언).jpg (1.5M) [0] DATE : 2011-09-21 10:11:43

 http://www.conslove.co.kr/news/news_read.asp?idx=26398&part=opinion&ti… [737]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도시물관리 패러다임



산업 혁명이 가져온 엄청난 생산성 향상은 인구증가와 함께 도시로의 인구 집중을 촉진했고, 근대 유럽의 대도시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상하수도의 미비로 인하여 19세기 중반까지 유럽에서는 매년 수천 명씩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으로 죽었는데, 1892년 독일 함부르크 시의 사망자 수는 9천여명이 이르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근대식 중앙 집중형 상하수도 체계는 도시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도시 배수체계를 원활히 함으로써, 이러한 전염병으로부터 도시민을 구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의료 기술의 발달과 보건 의식의 향상으로 오늘날의 도시는 수인성 전염병으로부터 대부분 해방됐지만, 관망을 통해 도시 빗물을 하천으로 일시에 배출시키는 중앙 집중식 배수체계는 하수관망 부하와 하천수질 오염, 도시홍수 발생, 지하수 감소와 생태계 악영향, 도시미기후 악화 등과 같은 도시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내리는 빗물을 모아서 화장실 용수나 조경용수, 수경관 조성에 이용하고, 자연 토양과 식생의 수량적 침투/저류 기능과 수질적 정화 기능을 활용해, 유출을 저감하고, 오염 물질의 하천 유입을 감소시키는 그린인프라 구축이 미국, 독일, 일본 등 환경 선진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토양, 식생, 물과 같은 자연 요소들로 이루어진 개별 공원, 녹지, 숲, 습지, 하천, 산 및 이들 간의 상호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특히, 빗물을 머금고, 홍수 위험을 감소시키며, 오염물질 저감 및 수질 개선의 역할을 하는 침투형 녹지와 습지, 빗물정원, 빗물이용 시설 등을 가리켜 미국 환경청(EPA)은 협의적 개념의 그린인프라, 그리고 이러한 배수 체계가 중심이 된 개발 방식을 저영향 개발이라고 한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기존의 도시 배수체계에 그린인프라 도입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미국 뉴욕(2010)의 ‘NYC Green Infrastructure Plan-A sustainable strategy for clean waterways’ 계획이 대표적이다. 뉴욕시의 계획에 따르면, 깨끗한 하천 수질을 위해 향후 20년 동안 총 24억 달러를 그린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불투수면적의 10%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그린인프라를 통해 저류/침투 시키는 것이 구체적 실천 방안의 핵심 내용이다. 이를 통해, 기존 및 계획 하수도 시설의 효율을 최적화해서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양을 연간 약 7천6백만 톤 줄이고, 이를 위한 소요비용도 총 68억 달러에서 53억 달러로 15억 달러 절약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이는 2005년 독일 엠셔강 유역의 17개 지방자치단체가 15년 내에 전체 불투수면적의 15%를 하수관거로부터 분리하기로 맺은 ‘빗물관리 미래협약’과 일맥상통하다.

이 제도는, “하수도 요금을 상수 사용량을 기준하여 부과하는 것은, 빗물 배출에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하수도 비용의 15%를 넘지 않을 때만 허용된다”고 판결한 1972년 독일 연방행정법원의 결정을 근거로 시행됐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양은 동일하더라도, 지표면의 성상에 따라 불투수면일 경우 침투되지 않고, 훨씬 더 많은 양의 빗물이 지표면으로 유출되어 하수관거로 유입된다.

이 하수관거의 처리 용량이 부족할 경우 도시 홍수 및 침수가 발생하게 된다. 도시배수를 위해 지출한 하수도 관련 비용은, 불투수면을 많이 가진 건축주나 대지 소유주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근본 취지이다. 새로운 세원을 추가로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며, 전체 세입액은 기존과 동일하되, 상수도 사용량 외에 불투수면의 크기를 함께 고려해서 요금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민층 부담은 오히려 줄어드는 반면, 경제력 있는 소수의 건축주와 토지 소유자에게는 유출 저감을 위한 민간 부문의 그린인프라 시설 도입을 유도한다.

최근 2년 동안 우리나라 정치, 경제의 중심지인 광화문과 강남 지역이 침수되는 물난리를 겪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피해는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하수도 시설비용은 서울시 추산 약 17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비가 내린 바로 그 장소에서 빗물을 저류하고 침투, 증발산 시키는 그린인프라는 하수도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도시 물순환, 미기후 개선, 소생물 서식처 제공 그리고 도시 에메니티 향상의 역할도 함께 한다.

그린인프라와 빗물하수도 요금 제도는 기후변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도시물관리 패러다임이다.

권경호 소장(주)한국그린인프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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